스페이스 카우보이라는 덜 알려진 회사의 최근 작품입니다. 이 회사는 프랑스의 대표 유통사 아스모디 에디션의 CEO가 독립하여 세운 회사입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 만들고, 내가 팔고 싶은 게임 팔겠다" 라는 선언이 아닐까 싶어요.
게임 내용물은 비교적 단촐합니다. 그런데 과도하게 묵직하고 손맛 좋은 토큰이 들어 있습니다. 저걸 지폐나 값싼 내용물로 대체하면 소비자 가격을 크게 줄일 수 있겠지만 인디 정신 같은 것이 느껴지는 회사라 이런 결과물이 나왔을 거라고 변호해 봅니다.
게임은 자원을 가져오거나 자원을 내고 카드를 사는 것을 반복하는 내용입니다. 구입한 카드는 영구적인 자원이 됩니다. 따라서 점점 자원이 늘고 발전하여 더 비싸고 좋은 카드를 지를 수 있는 토대가 되며 비싼 카드에는 다량의 승점이 매겨져 있습니다.
착실히 싼 카드를 모으면 비싼 카드도 사실상 공짜로 구입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만 이 게임은 먼저 15점을 내면 이기는 게임이라 그 전에 득점 카드를 사며 치고 올라가는 플레이어가 승리하기 마련입니다.
성장 동력을 만들고, 적당한 타이밍에 치고 나가며, 때로는 싸게 살 수 있다면 싸게 사는 것이 좋지만 어느 시점 부터는 싸게 살 수 있다고 무조건 사기보다는 계획을 세워서 턴 낭비를 줄여야 하고, 승부처에 운도 따라줘야 해서 여러 모로 진땀 나는 게임입니다.
그런 반면 초보자들이 쉽게 적응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게임을 보드게임 미경험자들과 자주 플레이 했는데 2회 정도 플레이하면 제 알량한 경험 우위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없더군요. 현역 여대생, 자영업자, 미술 종사자 등 다양한 분들에게 밟혀보았습니다.
구 작품 중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분위기가 유사하며 그 작품 좋아하는 분들은 거의 무조건 이 작품을 높게 평가하리라 생각합니다. 분위기나 테마 몰입은 상트 쪽이 나은데 밸런스나 후반 긴장감은 확실히 스플렌더가 나아요.
2인플보다는 3인 이상 플레이를 좀 더 권장합니다. 2인플은 약간 마음 상할 수 있어요. 물론 커플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플레이해서 커플리 깨지고 저에게도 연애의 기회가 돌아온다면 그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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