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레거시


왕을 죽이고 성을 차지한 배신자가 있었습니다... 
배신자에게 복수하려고 성에 뛰어든 용감한 우리의 조상... 은... 
5분도 안되어 죽었습니다... 

게다가 성에는 사악한 배신자가 깔아놓은 보스 4마리가 기다리고 있는데 ㅜㅠ 

이제 우리가 할 일은 3명의 자녀 중 그나마 똘망한 아이를 골라 성에 보내는 것입니다... 
그 아이가 죽으면 그 아이의 자녀를 선택하고... 
이렇게 우리의 용사 가문은 대대손손 성을 공략합니다...
배신자를 처단할 때까지 ㅜㅠ

그런데 이 게임은 로그 라이크를 표방하는 게임이라... 
플레이어가 죽으면 성 구조는 초기화됩니다... 

그럼... 애초에 클리어 가능한 피지컬 안되면 못 깨는 게임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요... 

다행히도 이 게임은 성 안에서 레벨업 하고 죽으면 1레벨이 되는 게임이 아닙니다... 
죽은 플레이어가 성 안에서 모은 재산은 고스란히 후손에게 전해지며... 

이걸로 장비도 사고, 장비에 인챈트도 하고,
후손 모두에게 적용되는 영구 레벨업까지 가능합니다...
그래서 대를 이으며 점점 강해지니 언젠가는 깨게 되요...  

게다가 성에는 보스 5마리가 있는데... 보스를 클리어한...
전적은 성이 새로 만들어져도 남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깬 보스를 손자가 또 깨는 수고는 안 해도 되요... 

직업과 성향이라는 요소가 있으며 플레이어 하나가 죽으면 이를 조합한 3명의 자녀가 만들어집니다... 

닌자 게이 대머리 
마법사 욕쟁이 녹내장 
바바리안 거인증 집중력장애

이런 식으로 나오는.. 자녀들의 초기 특징을 보고 어떤 아이를 성에 보낼지 고르게 되는데 

일부 특징은 게임하기 매우 곤란한 패널티입니다... 
색맹... 이라면 게임 화면이 흑백으로.. 보이고
추억쟁이... 는 게임 화면이 누리끼리하게 보이며..
녹내장... 은 게임 화면이 컴컴해요...
그 외에도 캐릭터와 멀수록 화면이 뿌옇게 되는 근시와 그 반대의 원시.. 
화면이 거꾸로 보이는 현기증 ㅜㅠ 

일부 특징은 게임은 큰 영향을 안 주는 개그에요... 
대머리, 게이, 욕쟁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게임 중 방귀소리 효과음이 계속 납니다)
대러미와 게이에 패널티가 없다는 점에서 이 게임 제작자들이 꽤 PC한 분들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공략하기 좋은 직업에 패널티 성향이 낀 자녀와...
패널티는 없지만 직업이 구린 자녀 중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 깨나 하게 되죠...

어떤 캐릭터는... 성을 탈탈 털어 엄청난 돈을 모으고 후손에게 큰 기여를 하는 반면
어떤 캐릭터는... 그냥 요절하고 다음 세대를 기약하게 됩니다... 

처음 이 게임 샀을 때 2시간 쯤 해보고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가서 때려쳤는데.. 
좀 더 진득하게 했더니... 깨지긴 하더군요..
그리하여 211대손이 최종 보스 배신자를 잡았습니다... 한 세대에 30년씩 치면...
근 600년을 공략했네요...
스피드런 영상 보니까 4대손 정도로 엔딩을 보던데 정말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의외로 스토리가 좋았습니다...
최소한 최종 보스 앞에 있는 일지 25번은 스포일러 당하지 마시고 직접 읽으시길 권합니다. 
배신자가 왜 대를 이어 공략하는 동안 죽지 않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 땜빵이긴 하지만 스토리가 의외로 의미심장... 

포물선으로 뼈다귀를 던지는 해골, 땅에서 생겨나는 좀비, 떠다니는 도깨비불,
샹데리에나 테이블 같은 거 공격하면 부서지고 시시한 아이템 나오는 거...
이 게임은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됩니다...
대대손손 공략하는 게임이라 분위기가 다르고... 캐릭터가 좀 멋없고..
레벨 업 속도가 아주 느리고.. 후반 가도 학살 플레이가 어려운 좀 도전적인 난이도지만
어쨌든 그 팬이라면 해볼 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마이티 넘버 나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임...

록맨에 대해 좋은 기억이 많은 저로서는
이 게임의 클라우드 펀딩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40불 ㅜㅠ 결과는 그저 그랬습니다...

사실 제 경우는 게임 할만했고 출시 연기만 없고 배포 불상사만 안 일어났으면
그냥 페어한 거래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8대 보스를 포함한 캐릭터 디자인은 훌륭하고...
와이리, 라이트, 록맨, 롤, 브루스(제로) 포지션의 캐릭터가 하나씩 있는 것도 좋고
보스의 약점 속성을 스테이지 들어가기 전에 힌트로 알 수 있는 것도 좋고
잘 구현은 안됐지만 우리편이 된 보스가 우리편으로 개입하는 이벤트도 좋고
대시를 통한 흡수 시스템으로
화면을 빨리 보고 어떤 순서대로 움직일지 생각하는 재미도 좋았으며..
보스무기 에너지 보충 아이템이 없는대신
대시로 적 흡수할 때 보스무기 채워주는 시스템은
보스무기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어 좋았습니다...
보스전도 할만하고...
"공략을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탐색 요소" 같은 것이 없어서 저는 그것도 좋았습니다.
숨겨진 것들이 "유저가 눈썰미로 충분히 찾을만한 곳"에 있는데다...
못 찾아도 게임에 큰 영향 없는 것들...

게임은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그래픽이 거의 플스 1 그래픽이고...
그 그래픽으로도 PS4에서 프레임 드랍이 자주 발생하며
그 어설픈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컷씬에서는 입이 움직이는 캐릭터가 없어요.. 엉엉...

어설픈 3D 시도 안했으면 훨 좋았을 것을...
컷씬을 잘 그린 BMP 한 장으로 떼우고...
게임 개발 그냥 2D 베이스로 했으면 이 게임은 평작 이상의 평가를 받아 마땅합니다...
(건볼트가 딱 그거잖아 ㅜㅠ )

여러모로 눈 썩는 그래픽이지만...
패미콤 그래픽의 록맨 9편 10편도 했는데... 뭐

레벨 디자인은 깨나 진부합니다만....
많은 시리즈를 거치면서 록맨의 스테이지 구성은 이제 나올 게 없는 지경이라
이해는 합니다...
대신 지나치게 많은 즉사 함정은 짜증나요...
대시로 뛰어다니라고 만든 게임에.. 부딫히면 한 방에 죽는 함정을 너무 많이 깔아둔 게 아닌지..

이 게임에 대한 혹평과 비난이 쇄도하고 있는데
사실 저는 게임이 실제로 받을 비난보다 조금 더 얻어맞고 있다는 데 한표를 던집니다..

그리고 비난도 극과 극이라..
어떤 사람은 너무 쉽다고 까고 어떤 사람은 너무 어려워서 못해먹겠다고 까는 상황...
어떤 사람은 보스 패턴이 단순해서 보스전이 지루하다고 까고 어떤 사람은 보스가 변칙적인 패턴을 써서 클리어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뭐 그런 상황이에요..
제 생각에는 쉬운 편입니다...

나무위키 항목 보면.. No1 보스 파이로가 어려운 보스라고 서술되어 있는데..
3가지 패턴만 정직하게 반복하는 데다..
공격 전에 "대시" "크러시" "히어잇컴" 이라고 크게 말해서 나 이번에 이 패턴 쓴다..
라고 알려주는... 진짜 허무한 보스입니다..

현재 이 게임에 대해 온라인에서 떠드는 정보는 믿을 게 못됩니다...

클래식 록맨 시리즈나 록맨 X 시리즈 감각으로 할 수 있는 비슷한 게임
이라는 목표는 어쨌든 달성했다고 봅니다...
어째서 그래픽이 플스1 시대 그래픽인지는 ㅜㅠ

"마이티 넘버 나인에서는 록맨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네.. "
"록맨의 DNA가 없네.. "
죄다 헛소리고요..

"록맨의 난이도 구성은 앞부분 쉽다가 뒤에서 피토하는 구성이었는데"
역시 헛소리, 록맨 1가츠맨 스테이지 초입 낙사 구간 한번 보고 오시죠...

"보스 무기 활용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
하기 나름인 듯 합니다... 전기 찌리릭, 미사일, 칼질 공격, 얼음 샷
엄청 유용하던데요.. 게다가 스테이지 중간 에너지 회복이 쉬워서
적극적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 3가지 폼을 단축키 설정도 할 수 있으니..

"런앤건 파이팅을 기대했는데 순 낙사와 즉사 트랩"
록맨 후반부 작품들과 최근 인기 있는 플래포머 작품들이 다 이래요...
특히 삽질기사 후반부 트랩배치 생각하면 마이티는 양반임다..

록맨 X 시리즈의 차지샷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사실 저는 샷 버튼을 항상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점프 버튼 누르는 액션이 버거워서...
이렇게 공중 대시를 마구 사용하는 게임을.. 차지샷 차지까지 하면서 하는 건

그리고 차지샷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무조건 차지하는 게 이득이라...
전술적으로 고려할 점이 없어서 저는 좀 그래요..
차지샷으로만 죽는 적과... 차지샷으로 오히려 비효율적인 적.. 이 섞여 있으면 모를까
록맨 X5의 샷 버튼 안누르면 항상 자동 차지 옵션 같은 것 있다면..
액션 난이도 면에서는 괜찮겠슴다..
대신 항상 차지하는 게 장땡이 아니도록 레벨 디자인은 해야 해요..
이거 록맨 시리즈 대대로 못했던 부분이라 봅니다..

어쨌든 온라인에 쏟아지는 이 게임에 대한 평가는 이 게임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냄비같은 상황이라고 보고...
이걸 보다보면... 이나후네 케이지가 뭘 만들어도 욕먹었겠구나 라는 생각만 들어요...

물론 2016년에 플스1 수준 그래픽 플래포머 게임이 나온 건 거시기하지만...
삽질기사 같은 게임도 있는걸요...

380만 달러의 펀딩 액수를 거론하며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라는 비난도 있으나...
현재 게임에서는 저게 그닥 엄청난 제작비가 아닐 거에요...
마케팅 비용, 펀딩 수수료 등으로 저 돈 다 쓸 수 있는 것도 아닐 거고..
전 기종 발매 같은 미친 짓을 하는 바람에 개발비도 분산 ㅜㅠ

저는 어쨌든 다음 작품을 기대합니다...
꽤 재미있게 했어요...

플래포머 중 이거보다 그래픽 좋고 싼 게임은 꽤 있는데
이 게임의 스테이지 구성이나 보스전이 그렇게 구린 건 아닙니다...

이 장르에 값싼 명작이 많으므로 적극적인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스팀 세일 등으로 12,000원 전후에 살 수 있으면 지르셔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로스트 시티 (Lost Cities)




보드게임 입문 초기에 2인용 게임 명작이라는 얘기 듣고 샀다가 별로 저와 안맞아서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던 게임입니다. 지금은 명작 인정.

일단 게임은 거창하게도 세계의 고대유적 5개에 탐험대를 보내고 고대 문명의 신비를 밝힌다는 신나는 테마를 다루고 있으나 신나는 모험은 개뿔... 1장 내고 1장 가져가며 진행하는 카드 게임일 뿐이며 카드의 정보도 2~10의 숫자와 5가지 색깔 뿐입니다.

카드는 각자의 앞에 놓게 되는데, 각 색깔마다 점점 숫자가 커지게 놓아야 합니다. 흰색 2를 놓은 뒤 흰색 6을 놓는 건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안된다는 거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각자의 앞에 낸 카드가 일단 점수이기는 하지만 각 색깔마다 카드 1장이라도 낸 곳은 20점씩 빼고 계산한다는 겁니다.

일단 스토리는 이런 겁니다.. 흰색 카드를 내는 곳은 설원 속에 가려진 고대 유적인데, 탐사를 개시하는 순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탐험 비용을 마련하기 때문에 20만큼 빚을 지고 시작하고, 카드 숫자가 유물 탐사해서 번 돈 정도 되는 겁니다... 그럼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카드 1장도 안 낸 색깔은 20점 안 까는 거냐? 맞습니다.

말하자면 게임 끝날 때까지 합계 20 이상 놓을 자신이 있는 색을 정해서 집중투자하는 선택과 집중의 게임입니다. 모든 색깔 다 먹으려 애쓰면 오히려 총점이 줄어들거나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하게 될 겁니다.

처음에는 오름차순으로 카드를 낼 수 있는 드로우 운빨이 게임의 모든 것인줄 알았으나 점점 선택과 집중의 묘미와 함께, 상대의 감점을 유도하는 심리전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며 마음 속의 평가가 점점 올라... 지금은 우주 명작이라 생각합니다..

소시적 화투놀이 좀 하셨던 분은 점수 계산할 때 569, 389, 479 같은 더해서 20 나오는 조합에 대한 식견을 활용하여 더 빠르고 운치있는 점수 계산도 가능합니다.

와이어트 어프(Wyatt Earp)


















이 게임 해본 지가 어언 15년... 

처음 이 게임을 할 때, 상업적 게임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임 자체는 고전 게임 러미의 변형인데, 현대적 감각의 양념도 꽤 많이 들어 있습니다. 가장 독특한 부분은 득점 방식, 보통 러미는 세트 만들어서 버리고 손 터는 것이 목적입니다만 여기서는 버리는 대신 자기 앞에 카드를 깔고 이게 득점으로 이어집니다. 점수 계산은 마치 주식을 다루는 게임에서 배당금 정하는 방식을 연상시켜요. 눈치 작전이 살 떨리죠. 

악명 높은 실존 무법자들과 실존 보안광 와이어트 어프가 그럴 듯한 카드 일러스트로 재현되어 있고, 카드 일러스트가 서부 개척 시대 신문을 오려낸 듯한 느낌을 줘서 몰입감도 상당해요. 
테마, 일러스트, 규칙, 밸런스 등 여러 모로 완성도 높아요. 특히 이 게임은 3인 게임일 때 기묘하게 더 재미있습니다. 모든 종목에서 물고 물리는 2위 쟁탈전을 경험할 수 있고, 게임 끝나는 타이밍이 절묘해서 다들 숨겨둔 승부수가 나올까 말까한 타이밍에 딱 끝나요.

오딘스피어 레이브스라시스


















플스2 황혼기에 나왔던 명작 액션 RPG 오딘스피어의 리마스터 버전입니다. 꽤 달라졌으니 리메이크로 봐도...

원작이 실시간 액션 형식의 전투를 하기는 하는데 콘트롤보다는 아이템 사용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작품이었던 반면 본작은 원작의 그래픽 버전업 이외에도 오보로무사라사 급의 액션과 스킬 추가로 완전 다른 게임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원작의 답답하지만 생각하는 묘미가 있는 방식을 선호하는 분을 위해 원작을 좋은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는 클래식 모드도 수록.

날아다니는 창잡이, 빠르고 강력한 칼 마스터, 보우건으로 총질하는 엘프, 중2병 전투 스타일의 근접전 파이터, 유성추 비슷한 무기를 쓰는 마법사 등 5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며 각 주인공의 메인 스토리는 약 7시간 분 정도 되고 이 주인공 5명의 스토리를 다 깨면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그 뒤에는 5명의 최종 보스가 나오고, 주인공 5명이 이 최종보스들을 하나씩 상대하게 되는데 스토리에서 얻은 힌트로 각 최종보스에 맞는 주인공을 선택하면 진 엔딩을, 그렇지 못하면 배드 엔딩을 보는 구조입니다. 잘못된 조합을 이것 저것 하면서 볼 수 있는 이벤트들이 있는데 이것까지 다 봐야 진엔딩 뒤의 숨겨진 후일담 하나를 마저 볼 수 있어서 이벤트 놓치기 싫은 분은 배드 엔딩도 여러 번 봐야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1회차 총 플레이 시간은 40시간, 액션도 호쾌하고 재미있지만 스토리가 괜찮은 편이라 가능한 스토리 스포일러 당하지 않고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갓 게임까지는 아니어도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되는군요. 형식은 좀 다르지만 성검전설 2편, 3편에 견주어도 될만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