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그마



보드게임이 가지는 가장 큰 기능이 "이거 하면 재미있어요" 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효용을 기대하는 소비자는 많으며 경험으로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거 하면 공간 지각력 좋아져요" "이거 하면 연산 연습 되요" 이런 거 말이죠. 그러다보니 각 보드게임의 활용 영역을 교과와 연관하는 시도도 많고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시장 또한 작지 않아요.

국내에서 이 방면으로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는 우봉고를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방학 때 하는 초등학생 대상 우봉고 대회 참가자가 1000명에 달할 정도이고, 최상위 우봉고 플레이어들의 정답 외운 문제 푸는 듯한 번개같은 퍼즐풀이에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어쨌든 그 뒤로 우봉고의 뒤를 이을 작품이 여러 번 거론되었습니다...
잭 앤 팩 이라는 이사 트럭 나오는 게임은 꽤 괜찮았는데 시기가 좀 안 맞았고, 우봉고의 데스 레이블같은 작품 우봉고 익스트림은 너무 어려워서 큰 재미 못 봤어요. 논리퍼즐 울루루는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였으나 역시 큰 재미 못 봤고, 2인 1조 입체도형 쌀기 라 보카도 기대보다는 별로인 상태, 그 외에 몬도나 갤럭시 트러커, 팩토리펀 같은 작품도 거론은 되지만 초등학생 대상으로는 아무래도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에니그마도 그런 게임입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4가지 장르의 퍼즐이 등장하고 각자 다른 장르의 퍼즐을 빨리 풀기 위해 경쟁한다는 점 정도일 겁니다. 파이프 연결, 평면 도형, 입체 도형, 연산 등 4가지 장르의 퍼즐이 준비되어 있고 서로 다른 영역의 속도 경쟁이 벌어져요.

하다보면 어떤 사람은 특정 장르에 강하고 특정 장르에 쥐약인 반면, 어떤 사람은 전 장르를 고르게 잘 소화하는 식으로 개인차가 나타납니다. 또 퍼즐을 푼 뒤에 받은 타일로 점수를 만드는 과정이 일종의 퍼즐인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

또 저 점수 계산 시스템 때문에
"난 입체 도형 장르는 쥐약이지만 가장 많은 점수가 기대되는 타일을 얻기 위해 입체 도형에 도전해야 해"
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일단 우봉고와 비슷하고 조금 더 수준 있는 게임을 찾는다면 이 작품이 딱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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