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티마, 위저드리, 마이트 앤 매직을 보통 3대 미쿡 스타일 RPG라고 합니다. 넓고 뭘 해야할지 주어지지 않는 불친절한 가상 세계를 여행하며 숙명을 깨닫는 울티마, 위험천만한 던전을 한발 한발 딛으며 식은땀을 흘리는 위저드리, 위저드리의 1인칭 시점과 울티마의 드넓은 세상을 합친 듯 한데다 퀘스트와 아이템의 양이 방대한 마이트 앤 매직 정도로 각 시리즈의 특징을 잡을 수 있겠고 저는 이들 시리즈 중 진득하게 해본 게 거의 없습니다. 저는 덕후가 아니니까요.
울티마는 컴퓨터 RPG에 큰 족적을 남긴 작품이나 마지막 8편 9편이 악평 속에 침몰했습니다. ㅜㅠ 판권이 EA로 넘어가 버렸는데 EA는 자사 제품의 경쟁작이 되는 유명 프랜차이즈 하나 돈으로 먹어버리고 쪼다를 만들어버리는 짓거리를 지금까지 숱하게 해댔습니다. 커맨드 앤 컨커, 윙커맨더, 신디게이트 등과 함께 그렇게 가 버렸죠. 현재 울티마의 아버지 리차드 개리엇은 울티마 이름은 못 쓰지만 그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이 되는 작품을 준비중입니다.
위저드리도 8편으로 끝나고 말았죠. 위저드리 개발사 서텍의 말년 작품 위저드리 7, 8과 재기드 얼라이언스2는 시무시무한 작품입니다. 저는 1998년에 재기드 얼라이언스2를 질러서 16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하고 있어요. 이 바닥은 좋은 작품 내는 회사가 살아남는 게 아니고 팔리는 작품 내는 회사가 살아남는다는 진리를 가르쳐줍니다. ㅜㅠ
마이트 앤 매직도 9편을 끝으로 막을 내렸는데 이맘때쯤 개발사 뉴월드 컴퓨팅과 유통사 3DO는 재정난 때문에 조금 덜 완성된 작품을 내는 안습의 테크를 타고 있었습니다. 매우 적은 볼륨의 우려먹기용 HOMM3 싱글 캠페인 미션팩 히어로즈 크로니클, 모두의 기대를 배반하고 낮은 완성도로 나와버린 HOMM4는 ㅜㅠ
마이트 앤 매직의 경우 6편에서는 바둑판 같은 격자에서 한 칸씩 이동하는 것을 탈피하고 실시간 이동과 드넓은 3D 필드를 선보였습니다. 물론 배경은 3D인데 캐릭터들은 2D판넬이라는 한계는 있었죠. 그런데 이 스타일이 7편 8편까지 이어지며 동시대 게임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쳐지는 느낌을 주었고, 9편에서야 모든 것이 3D로 묘사되는 것을 만들어냈습니다만 그 시대의 엘더 스크롤 시리즈가 훨씬 뛰어났기에 결국 ㅜㅠ
어쨌든 이렇게 되어 미쿡식 3대 RPG는 아무도 시리즈 넘버링 10을 기록하지 못하나 싶었는데 2014년 유럽의 유비 소프트가 판권을 썩히지 않고 마이트 앤 매직 10을 만들고야 맙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경악할만한 것이었습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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